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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끝 운항 … 첩첩산중
터미널 증축·노선확대 ‘과제’

▲ 에어로케이는 15일 오전 7시 30분 청주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는 첫 정기편 1호기(에어버스 A320·180석 규모)를 띄웠다. 에어로케이 제공
▲ 에어로케이는 정기편 첫 취항을 기념해 1호 고객으로 선정된 홍종현(20)씨에게 청주∼제주 2인 왕복 항공권과 제주호텔 2박3일 숙박권을 전달했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청주공항이 '행정수도 관문공항·중부권 거점공항'을 향한 대장정(大長程)을 시작했다.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한 에어로케이가 15일 청주에서 제주를 향해 정기편 첫 '비행'(飛行)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2008년 10월 국내 첫 저비용항공사였던 한성항공이 청주공항을 이탈한 이후 청주공항 거점의 에어로케이가 항공운항증명(AOC) 취득 지연 등 '천신만고'(千辛萬苦)를 겪고 무려 13년 만에 운항을 재개한 것이다. 하지만 청주공항의 갈 길은 멀다는 지적이다. 노선 다변화와 청주공항 시설 인프라 확충, 특히 교통인프라의 획기적 개선 등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과제들이 산적한 데다 '코로나19'란 대형 악재까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충북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15일 에어로케이 1호기(180인승 A320)가 첫 날개를 폈다. 오전 7시 30분을 시작으로 낮 12시, 오후 7시에 시간차를 두고 세차례에 걸쳐 청주공항을 이륙해 제주를 향했다.

2016년 5월 설립된 에어로케이의 첫 운항의 '산고'(産苦)는 길고 길었다. 먼저 국토교통부의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득부터 녹록지 않았다. 에어로케이는 3년간 두 번의 도전 끝에 2019년 3월 면허를 받았고 이어 인력·장비·안전운항체계 등에 대한 검사를 거쳐 받는 운항증명서(AOC) 발급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거듭 지연되면서 면허 취소의 위기일발 상황까지 직면했고 급기야 2020년 10월말 현금 보유액이 140억원 선까지 떨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번 날아보지도 못하고 자본금 480억원만 하늘로 날려버리게 됐다"는 우려마저 흘러나왔으나 에어로케이는 12월 말 AOC를 발급 받아 가까스로 기사회생했다.

충북도와 지역 정치권, 에어로케이는 향후 청주공항의 '행정수도 관문공항·중부권 거점공항' 만들기라는 첫 번째 수순이 시작됐다고 환영하면서도 원대한 계획의 완성을 위해선 그야말로 첩첩산중을 넘어야 한다는 공통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첫 취항 이후 강병호 에어로케이 대표의 소감에서 당면한 현실적 난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첫 취항 이후 강병호 대표는 "중부권 거점 항공사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전대 미문의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국제노선이 전부 막혀 있는 청주공항 거점 신생 항공사의 생존전략은 별로 없다"면서 정부와 지자체를 향해 지방에 거점을 두고 있는 신생 항공사에게도 기존 항공사와 같은 금융지원을 비롯한 생존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광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에어로케이가 상당 기간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만큼 존립 방안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거시적 해법'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최소 20조원이 추산되는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통해 현실화한 점을 거론하며 청와대 등 권부(權府) 이전을 통째로 옮기는 행정수도 세종시 완성론의 공론화를 띄워 '행정수도 관문공항·중부권 거점공항' 만들기에 탄력을 붙이고 에어로케이의 운영난도 해소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002년부터 헛바퀴만 돌던 가덕도 신공항론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목전에 두고 여야 합의에 따라 정치적으로 건설이 확정됐다"면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은 사실상 수도를 옮기는 중차대한 일로 충청신수도권 시대 준비를 위해서라도 청주공항을 키워야 하는 대의명분은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맥락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5·9 대선 당시 공약으로 '중부권의 거점, 평화 하늘길 인프라 구축'을 제시하고 청주공항과 양양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충북도는 무엇보다 청주공항 접근 교통인프라의 확충과 체류형 관광산업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보면 청주공항 1시간대 이용권역 인구가 무려 1230만명(충북 160만명, 경기남부 580만명, 강원남부 40만명, 경북 북부 120만명, 세종 30만명, 충남동부 150만명, 대전 150만명)에 달하는 점이 기저에 깔려 있다.

현재 추진중인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강원~충청~호남을 잇는 충북선철도 고속화 사업 에다가 노선안에 청주공항을 공통분모로 삼고 있는 △충청권광역철도(49.3㎞, 1조 6000억원) △중부내륙선 지선(47㎞, 1조 6000억원) △수도권내륙선(78.8㎞, 2조 3000억원) 등 3대 철도사업의 현실화가 핵심이다. 관광산업과 관련해선, 증평 에듀팜관광특구를 2022년까지 완공할 계획이고 국토교통부와 공동추진하고 있는 대한민국 호수관광벨트, 백두대간 휴양관광벨트 등의 연계 관광자원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설 확충은 훗날을 고려하면 국내선 여객터미널 증축(189만→ 289만명), 주기장 확장(11대→ 13대), LCC(저비용항공사) 전용 국제선 여객터미널 신축 등이 필요하다는 게 충북도와 에어로케이의 판단이다. 에어로케이는 '코로나19' 등 향후 추이를 보면서 중국, 대만, 일본, 베트남, 마카오 등 2022년까지 총 6대까지 항공기를 늘려 국제선 5개국·11개 노선으로 확대 취항할 예정이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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